야 나는 살면서 후회가 없다고 생각하고 살았거든? 후회 없는 삶이 어디 있겠냐만 그래도 나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았단 말이지.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미루면서 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단 말이야. 근데 그래도 후회할 일은 너무 많더라.
이번에 읽은 책 제목이 후회의 재발견이야. 책 맨날 사서 보다가 이번에 밀리로 보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솔직히 책 읽는 느낌도 안나고 집중도 잘 안되고 자꾸 유튜브 보고 싶고 그래서 좀 그랬는데 적응되니까 아무 때나 책 읽을 수 있고 무엇보다 가격이 싸니까 좋긴 하더라. 아무튼
저자가 말하는 후회는 크게 4가지의 종류가 있다고 하더라구.
했어야 했는데 안 한 것에 대한 후회 : 공부했어야 했는데, 저축을 했어야 했는데 뭐 이런 거 (기반성 후회)
하고 싶었는데 못한 일들 : 그때 여행을 떠났어야 했는데, 그 사업 도전해봤어야 했는데 등 (대담성 후회)
옳은 일을 했어야 했는데 : 그때 도둑질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바람을 피우면 안 됐는데 (도덕성 후회)
인간관계에 관한 후회 : 부모님께 잘할걸, 배우자에게 잘할껄, 가족이나 친구를 챙겼어야 했는데 (관계성 후회)
이렇게 4가지가 있다는 거야
솔직히 나는 공부를 열심히 안 했다고 후회하고 이런 건 없었어. 비록 내가 지방대 별로인 과를 나오고 했지만 살아가는데 별로 지장이 없고 그냥 뭐 살만하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요즘 책 읽고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왜 더 어릴 때부터 책을 읽지 않았을까 후회하게 되더라고. 어른들이 다그런건 아닌데 책읽으라고 뭐 하긴 했었는데 나는 책읽는거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왜 안읽었는지 모르겠어. 더 어릴때부터 이렇게 살았으면 지금 성공한 사람들처럼 살고 있었겠지 뭐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후회가 되긴 하더라.
두 번째 후회는 솔직히 적은 편이야 해보고 싶었는데 안한일은 없거든 물론 절대적으로 못하는 그런 건 있었지 뭐 대통령이 되고 싶다거나 뭐 그냥 초등학교 때 꾸는 꿈같은 거는 뭐 못했지만 인생 한 번이라는 마음에 26살에 유럽일주를 떠나고 이것저것 도전도 해보고 했었어. 근데 난 지금도 사업이 하고 싶어. 아직 한 번도 사업을 해본 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거든. 이건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고 생각되어서 후회를 안 하고 있는 거 같긴 해.
밀리가 좀 마음에 안 드는 게 책 캡쳐가 안되더라고. 대신에 이렇게 마음에 드는 사진에 좋은 구절 넣어서 사진 형태로 뽑을 수 있더라. 인스타 올리기 좋아 보여ㅋㅋ 아무튼
세 번째 후회는 생각보다 많이 남더라 부끄러워서 블로그에 쓰기는 좀 그래. 그 친구에게 그래선 안 됐는데. 날 믿어주던 그 아저씨에게 그래선 안됐는데. 아무 일도 아닌 듯 지나갈 줄 알았는데, 내가 착해서 그런 건 아닌 거 같아. 마음에 남더라.
네 번째 관계성 후회가 제일 마음에 남았던 거 같아. intp의 독후감이 이 카테고리 이름이야. 나는 I가 엄청 심하진 않지만 그래도 먼저 막 연락하고 이런 사람은 아니야. 아니 어쩌면 난 그런 사람이라고 스스로 규정했던 거 같아. 어쩌면 답장이 오지 않는 게 무서웠고 어쩌면 나만큼 뜨겁지 않은 반응이 아팠겠지. 그래서인지 성인이 되고부터는 친구든 가족이든 먼저 연락도 안 하고 잊혀지는 친구들을 그냥 잊히게 두었던 거 같아. 참 좋은 사람들이었는데 눈에 보이지 않아서 연락을 안 하는 건 너무 나에게 가혹한 일이었나 봐. 떠난 그 사람들이 너무 후회된다.
사실 이 책은 후회가 뭔지 정의해 주는 책은 아니야. 인간의 고유 능력인 상상력과 미래를 사는 능력을 이용해서 후회를 에너지원으로 삼게 하려는 목적이 뚜렷한 책이더라구. 물론 나의 후회가 어떤 것인지 발견하는 것도 너무 고마운 일이었는데 다니엘 핑크 씨가 나에게 알려준 건 나의 후회가 사실 나를 발전시킨다는 거야. 나는 내향형이니까 사람을 못 챙기는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의 나를 독촉하게 해서 혹은 격려해서 '행동'하게 하는 에너지원으로 삼게 해 준다는 거야.
어쩌면 메타인지라고 불리는 자기 객관화의 영역에 걸쳐 있는지도 모르겠네. 나는 내가 뭘 후회하는지 몰랐는데 책을 보고 무엇을 후회하는지 알게 되고, 후회를 메타인지로 전환해서 에너지원으로 삼게 해주는 이 책이 너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친구에게 했던 말이 너 스스로를 옭아매서 마음 아픈 너에게. 어느새 시간이 지나 보니 모은 돈이 없어서 허탈한 마음을 느끼는 너에게. 어느 날 거울을 보니 조금 늙어 보여서 젊음을 더 즐기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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